“직사광선은 피하고 바람은 통하게, 물은 욕심내지 말기.” 이 세 줄이 난을 살립니다. ㄹㅇ 핵심만 콕.
선물받은 난 키우는 요령 |
지난주 생일에 동료가 난 화분을 선물해줘서, 퇴근길에 조심조심 들고 왔어요. 집에 와 보니 어디에 둘지가 제일 고민이더라고요. 거실 큰 창이 남서향이라 햇살은 좋지만 직사광선은 좀 강하고, 베란다는 바람이 잘 통하긴 한데 밤엔 쌀쌀해지고요. 결국 창문에서 한 발 물러난 선반 위에 올려두고, 선풍기를 미풍으로 돌려 공기가 머물지 않게 해뒀습니다. 물은 “자주 주지 말라”는 말을 기억하며 참았고요. 특히 봄철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면 된다길래, 손가락으로 흙을 콕 찍어보고 마른 느낌일 때만 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초보도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난 관리 포인트를 정리해볼게요.
Contents
선물받은 날, 첫 48시간 체크리스트
난을 받은 직후 48시간은 적응 기간입니다. 포장 비닐과 리본을 제거하고, 직사광선을 피해 밝은 간접광이 드는 위치에 두세요. 창가에서 한 발 물러난 선반이나 얇은 커튼 뒤가 안전합니다. 바람이 완전히 멎는 공간은 피하고 선풍기 ‘미풍’ 정도로 공기가 살짝 흐르도록 해주면 곰팡이와 뿌리 문제를 예방할 수 있어요. 이때는 분갈이나 비료를 서두르지 말고, 흙 또는 배양토의 표면이 마른 정도만 관찰합니다. 해충이 없는지 잎 뒷면과 꽃대 주변을 살펴보고, 다른 식물과는 1~2주 살짝 떨어뜨려 격리해 두면 더 안전합니다. 밤에는 급격히 차가워지는 베란다보다 실내 안정 온도(18~25℃)를 유지해 주세요.
빛·바람·물 기본 세팅 한눈에
난은 “직사광선 피하고, 바람은 통하게, 물은 과하지 않게”라는 기본을 지키면 절반은 성공입니다. 특히 봄철에는 과습보다 약간의 건조가 안전하므로, 흙이 마른 뒤에 충분히 주고 완전히 배수하는 패턴을 권장합니다. 아래 표를 참고해 집 구조와 계절에 맞게 미세 조정해 보세요.
물 주는 타이밍과 방법(초보 안전 가이드)
난은 “적게 자주”보다 “가끔 충분히”가 맞습니다. 봄철엔 일주일에 한 번을 기준으로 시작하되, 집의 온도·습도·통풍에 따라 간격을 늘이거나 줄이세요. 겉흙만 촉촉하고 속은 젖어 있는 경우가 많아 손가락으로 3~4cm 깊이를 확인하거나, 화분 무게 변화를 비교하면 실패를 줄일 수 있습니다. 관수 후에는 반드시 완전 배수로 뿌리 호흡을 도와 뿌리썩음을 예방하세요.
- 건조 체크: 손가락 테스트(3~4cm) 또는 화분 무게 비교로 ‘마름’을 확인합니다.
- 물의 양·온도: 미지근한 물을 화분 흙 전체가 흠뻑 젖을 만큼 주되, 받침에 고이지 않게 합니다.
- 배수: 싱크대에서 물을 흘려 보내며 서서히 관수 후 10~15분 완전 배수합니다.
- 시간대: 아침 관수가 가장 안전합니다. 밤 관수는 저온·과습을 부릅니다.
- 잎 관리: 잎겨드랑이와 꽃대에 물 고임 금지. 닦을 땐 부드러운 천을 사용합니다.
- 주기 조절: 봄엔 주 1회 시작 → 더웠던 주에는 간격 단축, 쌀쌀하고 습하면 간격 연장.
분갈이·비료: 꼭 필요한 시점과 요령
난은 괜히 손대기보다, “필요할 때만 조심스럽게”가 정답입니다. 보통 1.5~2년에 한 번, 배양토가 부서져 가루가 많이 생기거나 배수 속도가 확 줄었을 때가 신호예요. 뿌리가 화분 밖으로 튀어나오거나 물 줄 때마다 오래 고이면 분갈이를 고려하세요. 크기는 기존 화분보다 1치수만 키우고, 난석·수피 위주의 배수가 잘 되는 소재를 사용합니다. 분갈이 직후엔 뿌리가 예민하니 7~10일 정도는 물을 자주 주지 말고, 통풍 좋은 밝은 간접광에서 안정시켜 주세요. 비료는 꽃대 형성기(봄·초여름)에 희석한 액비를 2~3주 간격으로 가볍게 주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과비는 잎끝 타거나 소금기 쌓임을 유발하니, 한 번 주면 다음 관수로 깨끗이 흘려보내는 루틴을 꼭 지켜요.
계절별 관리표(봄·여름·가을·겨울)
집의 향과 통풍, 창문의 방향에 따라 난의 요구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아래 보라 가이드 테이블은 기본값이에요. 내 집의 미세 환경에 맞춰 물 주기와 위치를 한 칸씩만 조절해 보세요. 작은 차이가 꽃을 오래 보게 합니다. ㄹㅇ 디테일이 승부수!
문제 해결 체크리스트(잎·뿌리·꽃)
이상 신호는 보통 잎과 뿌리에서 먼저 티가 납니다. 증상만 보고도 원인을 70%는 추정할 수 있어요. 아래 리스트를 한 바퀴만 점검하면, 물주기와 위치만 바꿔도 회복 속도가 확 달라집니다. 괜히 약부터 쓰지 말고, 빛·바람·물을 먼저 리셋하는 게 제일 깔끔합니다. 그리고 해충은 초기에 잡아야 쉬워요. ㅋㅋ
- 잎이 처지고 주름짐: 과습 또는 건조. 흙 3~4cm 건조 확인 → 건조라면 충분 관수, 과습이면 통풍 강화·배수 확인.
- 잎끝 갈변/검은 반점: 직사광선 화상/저온. 위치를 커튼 뒤로 이동, 밤 냉기 피하기.
- 뿌리 갈변·악취: 뿌리썩음. 물주기 간격 연장, 썩은 뿌리 제거 후 난석 교체, 완전 배수 습관화.
- 꽃봉오리 떨어짐: 급격한 온도 변화·이동 스트레스. 자리 이동 최소화, 미풍 환기만 유지.
- 안 피거나 개화 짧음: 빛 부족·과비. 더 밝은 간접광으로, 비료는 희석해 간격 넓히기.
- 해충(깍지·응애·진딧물): 샤워로 물리 제거 → 알코올 면봉 스팟 처리 → 필요 시 전용 약제 최소 사용.
자주 묻는 질문(FAQ)
오후 햇빛이 강한 집인데 어디에 두면 안전할까요?
봄철 물 주기는 정말 일주일에 한 번이면 될까요?
잎에 분무해도 될까요? 습도는 어떻게 올리나요?
분갈이는 언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꽃봉오리가 자꾸 떨어져요. 원인이 뭘까요?
비료는 어떤 걸 쓰고 얼마나 자주 주나요?
선물받은 난은 어려운 식물이 아니더라고요. 직사광선만 피하고, 공기를 살짝 흐르게 하며, 물은 “가끔 충분히”만 지키면 꽃도 오래가고 잎도 탱글합니다. 저도 봄에는 주 1회로 시작해 집 온도랑 통풍에 맞춰 간격을 미세 조정하니 훨씬 안정적이었어요. 여러분의 집 방향(동/남/서), 창과의 거리, 물 주기 간격을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실패담도 대환영! 서로의 시행착오를 모으면, 난 한 화분이 집 안의 작은 성취가 됩니다. 다음 물 주기 전, 흙 3~4cm를 한 번만 꼭 확인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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