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칼로 베듯 저리고, 엉덩이에서 종아리로 ‘찌릿’ 번지면 척추관만 볼 일이 아닙니다. 작은 문, 추간공이 문제일 수 있어요.
척추 수술 후 통증 지속? |
저희 가족도 몇 년 전 허리 수술 후 한동안 정말 편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한쪽 다리가 전기 오듯 아파 오더군요. 엑스레이는 “깨끗하다”는데, 계단을 내려올 때 사타구니부터 종아리까지 불이 붙는 느낌… 결국 MRI에서 추간공협착증이 확인됐습니다. 그날 배운 건, 통로가 가운데(척추관)만 있는 게 아니라 옆의 작은 문(추간공)도 있다는 사실이었죠. 이 글은 수술 뒤에도 통증이 남거나, 허리·목 통증과 함께 팔·다리로 번지는 방사통이 있는 분들을 위해 정리한 ‘증상 구분 → 검사 → 치료 옵션 → 생활 루틴’ 안내서입니다. 조급함은 내려놓고, 근거 있는 다음 한 걸음을 같이 고르죠.
Contents
1) 추간공협착증이란? 통로의 문제를 이해하기
척추뼈와 뼈 사이에는 양옆으로 신경뿌리(신경근)가 지나가는 작은 창문이 있습니다. 이 구멍을 추간공이라고 하고, 디스크 높이가 낮아지거나(탈수·퇴행), 후관절/인대가 비대해지거나, 뼈돌기(골극)가 자라면 통로가 좁아져 신경이 눌립니다. 그러면 통증은 허리 중앙보다는 한쪽 엉덩이·사타구니·허벅지·종아리·발(허리일 때) 또는 어깨·팔·손(목일 때)로 찌릿/타는 듯 퍼지는 방사통이 특징입니다. 오래 서 있거나 뒤로 젖힐 때 심해지고, 몸을 약간 구부리거나 누우면 덜해지는 패턴도 흔하죠. 추간공은 작고 깊은 곳이라 단순 엑스레이로는 놓치기 쉽고, 증상과 신경학적 진찰, 자세/부하에 따른 변화, MRI로 확인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요점은 “척추관만 정상”이어도 옆문(추간공)에서 문제가 생기면 한쪽 방사통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재발 의심이나 수술 후 잔여 통증에서 자주 포착됩니다.
2) 척추관 협착증과 무엇이 다른가(비교표)
두 질환은 모두 ‘좁아져 신경이 눌린다’는 점은 같지만, 좁아지는 위치와 통증 패턴, 치료 전략이 다릅니다.
구분 | 추간공협착증 | 척추관 협착증(중앙) | 메모 |
---|---|---|---|
주 증상 | 한쪽 방사통·저림(사타구니/엉덩이~발 또는 어깨~손) | 양측 다리 저림·무거움, 보행 시 악화(간헐적 파행) | 패턴이 방향키 |
유발 자세 | 뒤로 젖힘·옆굽힘 시 악화, 구부리면 완화 | 서있기·걷기에서 악화, 허리 굽히면 완화 | 공통: 굴곡 완화 |
검사 포인트 | MRI 추간공 단면, 선택적 신경차단 반응 | MRI 중앙관, 보행 테스트 | X-ray만으론 한계 |
치료 경향 | 신경근 감압(내시경 추간공 확장 등) | 중앙 감압(감압술±유합) | 원인 맞춤 |
3) 해당될까? 자가 점검 8가지
아래 항목 중 여러 개가 겹친다면, 단순 근육통보다 신경 통로 문제를 의심해 전문의 상담+MRI를 고려하세요.
- 통증이 한쪽으로 치우쳐 엉덩이→종아리(또는 어깨→손)로 ‘전선’처럼 번진다.
- 뒤로 젖히거나 옆으로 비틀 때 칼로 베듯 통증이 심해진다.
- 앉거나 허리를 약간 구부리면 한결 낫다.
- 기침/재채기/배에 힘줄 때 찌릿함이 튄다.
- 발/손의 특정 부위 감각이 둔해지거나, 힘이 약해진 느낌이 든다.
- 엑스레이는 “정상”인데 통증은 계속된다.
- 예전 디스크 이후 키가 줄거나, 아침보다 저녁에 더 쑤신다(디스크 높이 저하 의심).
- 허리 수술 후 한동안 괜찮다가 새로 한쪽 방사통이 시작됐다.
4) 수술 후에도 아픈 이유와 재평가 포인트
“감압은 잘 됐다는데 왜 아프지?” 수술 후 잔존·신규 통증의 원인은 하나가 아닙니다. (1) 중앙관 감압은 성공했지만 추간공이 여전히 좁거나, (2) 디스크 탈출 후 시간이 지나며 디스크 높이가 더 낮아져 추간공이 눌리거나, (3) 유합 수술 뒤 바로 위/아래 인접 분절의 추간공이 좁아지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방사통이 한쪽으로 치우치고, 특정 자세(뒤로 젖힘·옆굽힘)에서 심해지면 ‘중앙 재협착’보다는 ‘추간공 문제’를 우선 점검해야 합니다. 재평가 시엔 MRI로 추간공 단면을 꼼꼼히 보고, 증상에 맞는 선택적 신경근 차단술 반응이 진단에 힌트를 줍니다. 통증이 오래될수록 신경 예민도가 올라가 만성화되기 쉬워, 원인 부위 명확화 → 맞춤 감압의 순서를 서두르는 게 회복에 유리합니다. (※ 개별 상황·동반질환에 따라 전략은 달라집니다.)
5) 치료 옵션 로드맵(표)
치료는 증상 강도·신경학적 저하·영상 소견·나이/동반질환을 함께 보며 단계적으로 결정합니다. 아래 표는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 예시입니다(의료진 판단이 최우선).
단계/옵션 | 목표 | 장점 | 고려사항 |
---|---|---|---|
보존적 치료(약물·물리·자세) | 염증·근긴장 완화, 일상 복귀 | 비침습적, 부작용 적음 | 신경 압박 심하면 한계 |
선택적 신경근 차단 | 통증 완화·진단 보조 | 빠른 통증 조절, 병소 확인 | 효과 일시적일 수 있음 |
내시경 추간공 확장·감압 | 원인부위 직접 감압 | 절개 최소, 회복 빠름, 안정성 보존 | 해부학·기술 난도, 적응증 선택 |
유합/고정술(선택 케이스) | 불안정성 교정·감압 유지 | 중등·중증 구조 문제 해결 | 회복기간·인접분절 부담↑ |
6) 생활 루틴 & 2주 플랜(목·허리 공통)
생활 습관만 잘 잡아도 통증 파동이 완만해집니다. 무리는 금물, 짧고 자주가 원칙입니다.
- 자세 타이머: 40~60분마다 일어서 2분 걷기+흉요추 신전 스트레칭 3회.
- 코어 3종(격일): 데드버그 6~10회×2, 사이드 플랭크 15~30초×2, 힙힌지 8~12회×2.
- 목 루틴: 턱당김(턱을 뒤로 살짝) 10회, 견갑 수축 10회, 화면 눈높이 맞추기.
- 걷기: 매일 15~25분 평지. 통증 10중 3 이내 유지.
- 수면: 옆으로 누울 땐 무릎 사이 베개, 허리 과신전 피하기.
- 기록: 통증 위치/강도, 유발자세, 완화자세를 하루 3줄로 메모.
척추 통증의 열쇠가 언제나 ‘가운데’에만 있진 않습니다. 옆문의 작은 막힘이 일상을 크게 흔들죠. 증상을 정확히 읽고, 원인을 맞춰 풀면 돌파구는 의외로 가까이에 있습니다. 이 글을 계기로 내 통증의 방향·유발자세·완화자세부터 기록해 보세요. 다음 진료에서 질문이 또렷해지고, 선택지도 넓어집니다. 여러분의 경험과 도움이 된 루틴을 댓글로 나눠 주세요. 누군가의 회복이 오늘 여러분의 한 줄에서 시작될 수 있으니까요.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