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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따라 화장지 먹다 대장 절제…18세 여성 이식증 경고

한 번의 호기심이 ‘챌린지’가 되고, 챌린지가 몸을 해치는 습관이 될 때—우린 어디서 멈춰야 할까?

Teen xylophagia after social media challenge: toilet paper ingestion causing colonic obstruction requiring surgery.
SNS 따라 화장지 먹다 대장 절제

오늘 아침, 출근 준비하다가 SNS를 습관처럼 스크롤하던 중 이 뉴스를 보고 가방 끈을 잠시 놓았어요. ‘휴지 한 롤을 먹었다고?’라는 말에 식탁 위 커피가 식는 것도 잊고 기사를 끝까지 읽었습니다. 저도 사춘기 조카가 틱톡을 열심히 하는 집이라,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챌린지가 웃음으로 끝나면 좋겠지만, 때로는 몸에 남는 건 상처뿐일 수 있죠. 그래서 오늘은 이식증xylophagia(종이 섭취), 그리고 청소년이 특히 취약해지는 이유를 제 경험과 팁을 섞어 차분히 정리해볼게요. ㅎㅎ

Xylophagia와 이식증, 무엇이고 왜 위험한가

이식증(Pica)은 음식이 아닌 물질을 지속적으로 섭취하고자 하는 충동과 행동이 나타나는 섭식 관련 장애입니다. 그중 xylophagia는 종이·휴지 등 목재 성분 기반 물질을 먹는 양상을 가리켜요. 겉보기엔 ‘호기심’이나 ‘챌린지’처럼 시작되지만, 반복될수록 갈망과 불안 완화를 위해 행동이 강화되며 일상 기능을 방해합니다. 특히 철결핍성 빈혈과 맞물리면 비식품에 대한 갈망이 더 커질 수 있고, 인쇄 잉크·표백제·향료 등의 화학 성분 노출 위험도 동반됩니다. 의학적으로는 치아 마모, 삼킴 곤란, 식도 미란, 위장관 정체·폐색·천공 같은 합병증이 보고됩니다. 중요한 건 ‘장난’으로 치부하지 않는 태도예요. 이상 행동이 한 달 이상 지속되거나 배·구토·변비 등 신체 증상이 보인다면, 자가 비난보다 먼저 평가와 개입을 받아야 합니다.

사례 요약: 노출→시도→강박→장폐색까지의 타임라인

보고된 사례에서 환자는 초등 고학년 무렵 SNS 영상에 노출된 뒤 호기심으로 종이를 ‘맛보는’ 시도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특정 브랜드·촉감·향에 집착하며 양이 늘었고, 구토를 반복해도 일시적 갈망 해소를 위해 다시 섭취하는 강박적 루프가 형성됐죠. 복통과 구토로 응급실을 찾았을 땐 수치심 때문에 이물 섭취를 부인했으나, 영상 검사에서 장폐색 소견이 확인되어 결국 수술에 이르렀습니다. 아래 표는 노출부터 합병증까지 진행 경과를 정리한 것입니다.

시점 행동/환경 의학적 소견 결과/의미
초기(약 12세) SNS 영상 노출 후 휴지 소량 시도 특이 소견 없음 호기심 기반의 최초 접촉
중기(청소년기) 브랜드·향 선호, 섭취 빈도·양 증가 구토 반복, 빈혈 가능성 강화된 보상 루프·습관화
고위험기(후기 청소년) 또래 챌린지·스트레스 요인 동반 소장/대장 부분 폐색 의심 응급실 방문·자가 퇴원 반복
말기(응급수술) 복통·구토 심화, 섭취 사실 부인 CT상 장폐색·장염전, 종이 덩어리 개복·우측 결장 절제, 정신과 연계

왜 청소년이 더 취약할까: 알고리즘·또래·보상 루프

청소년기의 뇌는 즉각적 보상에 민감한 반면 위험 평가·억제 기능은 아직 성숙 중입니다. 여기에 ‘바이럴’ 알고리즘이 자극적 콘텐츠를 반복 노출하고, 또래의 인정·댓글·좋아요가 보상 신호를 강화하죠. 빈혈·스트레스·수면 부족 같은 생물·심리·환경 요인이 겹치면 특정 물질에 대한 갈망→실행→안도의 루프가 더욱 빠르게 고착됩니다. 아래 목록은 위험을 키우는 대표 요인들이며, 가정·학교·의료 현장에서 개입 포인트가 됩니다.

  • 알고리즘 증폭: 유사 콘텐츠 연속 노출로 정상화 편향이 생김
  • 또래 압력·챌린지 문화: ‘웃긴 도전’이 위험 행위로 경계 허물기
  • 가변 보상: 예측 불가능한 반응·좋아요가 집착을 강화
  • 생물학적 취약성: 철결핍·영양 불균형이 비정상적 갈망을 증폭
  • 정서적 요인: 스트레스·불안·외로움을 해소하려는 자기 조절 시도
  • 수면·리듬 붕괴: 야간 스크롤링으로 충동 억제 저하
  • 대화의 단절: 부모·교사와의 안전한 대화 채널 부재

의학적 위험: 철결핍성 빈혈에서 대장 폐색까지

이식증은 단순한 ‘특이한 습관’이 아니라, 신체 전반에 복합적 위험을 초래하는 의학적 문제입니다. 특히 종이·휴지처럼 소화되지 않는 섬유성 물질은 장 내에서 덩어리(식물성 베조아)를 형성해 장 정체·폐색·장염전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하면 천공·복막염으로 응급수술이 필요해집니다. 표백제·향료·잉크 잔존물은 점막 자극과 염증을 유발하고, 반복적 구토는 탈수·전해질 불균형·식도 미란을 남길 수 있어요. 또한 철결핍성 빈혈은 비식품 갈망을 더욱 키우고 면역·인지·집중력 저하로 학업·관계 기능을 떨어뜨립니다. 치아 마모·치주 손상, 체중 변동, 변비·복통의 만성화도 흔합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세 가지예요. 첫째, 섭취 사실의 은폐로 진단이 늦어지기 쉽다는 점. 둘째, 동반 질환(빈혈·불안·강박)을 함께 다뤄야 재발을 줄일 수 있다는 점. 셋째, 초기 개입만으로도 위험한 합병증을 피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복통·구토·변비가 반복되거나 대변에서 이물 흔적이 보이면 “부끄러움”보다 안전이 우선입니다. 의료기관에서 영상·혈액검사로 원인을 확인하고, 필요 시 정신건강·영양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경로예요.

가정·학교·의료진이 바로 할 수 있는 행동 체크리스트

“하지 마!” 보다 효과적인 건 안전한 대화·구체적 관찰·빠른 연계입니다. 아래 표는 48시간 이내 실행 가능한 액션을 모은 것으로, 각 현장에서 그대로 복사해 써도 좋습니다.

대상 당장 할 일(≤48시간) 대화/메시지 예시 주의·의뢰 기준
보호자 SNS 시청 이력 함께 보기, 휴지·종이 접근 최소화, 식사·수면 루틴 회복 “혼내려는 게 아니라 안전이 궁금해. 어떤 영상이 유행이야?” 복통·구토·변비 지속, 섭취 은폐·강박 표현 → 즉시 의료기관
청소년 본인 노출 차단(키워드·차단 목록), 갈망 기록, 대체 행동(얼음 물, 산책) “오늘 갈망은 10점 중 7점. 원인은 시험 스트레스.” 피·검은 변, 탈수·어지럼, 체중 급감 → 응급 평가
학교 보건실·상담실 핫라인 공지, 챌린지 위험 교육(홈룸 10분) “이건 놀이가 아니라 건강 이슈야. 도움을 청해도 불이익은 없어.” 반복적 화장실 행방, 휴지 과사용, 구토 흔적 관찰 시 보호자·의료 연계
1차의료/응급 SNS 사용력 문진, 복부 X-ray/CT 필요성 판단, CBC·철분 패널 “부끄러울 수 있어요. 안전을 위해서만 묻겠습니다—최근 종이 섭취가 있었나요?” 폐색 의심·심한 통증·발열·백혈구↑ → 즉시 영상·외과 협의
정신건강·영양 CBT 기반 갈망 관리, 습관 역전(HRT), 철 결핍 교정·간식 플랜 “갈망은 감정 신호야. 신호표를 만들고 대응 스킬을 연습하자.” 자가 손상 위험·우울/불안 중증 → 전문 치료 연계·가족 교육

10문항 자가 점검 & 도움 요청 가이드

아래 체크리스트는 스스로 위험을 가늠하고, 어떤 순간에 도움을 청해야 하는지 판단하도록 돕습니다. 한 가지라도 “그렇다”면 믿을 만한 어른·보건교사·의료진과 대화 예약부터 해보세요.

  1. 최근 한 달간 종이·흙·분필 등 음식이 아닌 것을 먹고 싶은 충동이 반복됐다.
  2. 영상·댓글을 보고 나면 충동이 즉시 세진다 또는 멈추기 어렵다.
  3. 먹고 난 뒤 잠깐 안도감을 느끼지만, 후회·수치심이 따라온다.
  4. 복통·변비·구토가 주 1회 이상 반복되거나 체중이 갑자기 변했다.
  5. 손톱이 쉽게 부러지거나 창백함·어지럼 등 빈혈 의심 증상이 있다.
  6. 친구가 하는 챌린지에 거절하기 어렵다고 느낀다.
  7. 밤늦게까지 스크롤링하며 수면 시간이 2시간 이상 줄었다.
  8. 부모·교사에게 사실을 말하면 혼날까 두렵다.
  9. 충동이 올라올 때 대신할 대체 행동 리스트가 없다.
  10. 도움을 어디에 요청해야 할지 모른다.

다음 상황은 망설이지 말고 즉시 의료 도움을 받아야 해요: 고열·심한 복통, 피 섞인 구토나 검은 변, 탈수·의식 저하 느낌. 그 외에는 학교 상담실·보건실·지역 청소년상담센터·가정의학과/소아청소년과 외래로 예약을 잡고, 섭취 사실과 SNS 노출 이력을 솔직히 알려주세요. 도움을 청하는 순간부터, 회복은 시작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종이를 ‘가끔’ 먹었어요. 당장 병원에 가야 하나요?
심한 복통·지속 구토·발열·혈변/검은 변·탈수 느낌이 하나라도 있으면 지체하지 말고 응급 평가를 받는 게 안전합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섭취가 반복되면 1차 의료기관에서 CBC, 철분 패널 등 기본 검사를 받고, 섭취 사실과 SNS 노출 이력을 솔직히 공유하세요. 조기 개입이 합병증을 막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이식증은 철분 보충으로 좋아질 수 있나요?
철결핍이 원인·악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의사 지도하에 부족분을 교정하면 갈망이 완화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모든 이식증이 철결핍 때문은 아니므로, 자가 복용보다는 혈액검사 결과에 따른 맞춤 처방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인지행동치료(CBT), 습관역전훈련(HRT), 환경 조정이 병행될 때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어요.
보호자나 교사는 어떻게 말해야 상처를 줄일 수 있을까요?
비난·추궁보다 안전 중심의 공감이 중요합니다. 예: “혼내려는 게 아니라 네가 안전한지가 걱정돼. 최근 본 영상 중 따라 해보고 싶은 게 있었니?” 함께 시청 이력을 점검하고, 건강 검사를 함께 동행해 주세요. 비밀 보장은 약속하되, 위험 신호가 있으면 즉시 전문가와 연결한다는 원칙을 미리 공유합니다.
SNS 차단만 하면 해결될까요?
노출 차단(차단어·계정 차단·피드 리셋)은 필수지만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갈망을 유발하는 스트레스·수면 부족·영양 불균형을 함께 다루고, 대체 행동(얼음물 마시기, 산책, 심호흡, 미리 만든 연락 리스트)에 즉시 접근하도록 환경을 설계하세요. 학교·가정·의료진 간 간단한 체크인 루틴을 만들어 두면 재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수술까지 가는 경우가 흔한가요?
대장 폐색·천공 등으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은 드뭅니다. 그러나 종이처럼 소화되지 않는 물질은 장 내에서 덩어리를 만들 수 있어 반복 섭취와 증상 은폐가 겹치면 위험이 커집니다. 복통·구토·변비가 반복되면 “좀 더 지켜보자”보다 조기 평가가 안전합니다.
도움은 어디서 받을 수 있나요?
가까운 소아청소년과/가정의학과·응급실에서 신체 평가를 받고, 필요 시 정신건강의학과·임상심리·영양 상담으로 연계받으세요. 학교 보건실·상담실,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청소년 상담 기관도 출발점이 됩니다. 예약 시 “비식품 섭취가 반복되고 복통/구토가 있다”라고 정확히 전달하면 적절한 검사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오늘 이야기는 ‘특이한 뉴스’로 끝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의 타임라인 한 칸, 농담 반 진담 반의 챌린지 하나가 누군가에겐 병원 침대가 될 수 있어요. 혹시 비슷한 갈망을 느껴본 적이 있나요? 또는 아이·제자·조카가 갑자기 휴지나 종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댓글에 당신의 경험과 궁금증을 남겨 주세요. 부끄러움보다 안전이 먼저입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었다면 저장해 두고, 오늘 저녁 대화 주제로 가족·친구와 공유해 주세요. 그리고 필요한 사람에게는 “함께 병원 가줄게”라는 한마디를 건네요. 우리가 연결될수록, 위험은 작아지고 회복은 빨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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